에릭요한슨 사진전을 다녀왔다. 좋아하는 사진가라기보다는 유일하게 아는 사진작가다 ㅋㅋㅋㅋ
성남에서 하길래 마스크를 끼고 열심히 다녀옴.
코로나때문에 괜찮을까, 하면서 홈페이지를 찾아봤더니 사람들이 좁게 붙어앉는 공연같은건 전부 취소됐다.
다행히 사진전은 하고 있어서 마음놓고 다녀옴.
아예 우리밖에 없지 않을까했는데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았다.
티켓가격은 13,000원.
월요일이라 할인이 있어서 10,000원 에 샀다.
요건 현장할인만 가능하다고 함.
전시회나 공연은 항상 오고나면
얼리버드로 티켓 일찍 끊어놓을걸ㅠ 하고 후회함.
좋은 걸 보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거니 이미 낸 돈이 아깝지는 않지만 내 게으름때문에 날아간 돈은 아쉬움ㅋㅋㅋㅋㅋ
엥 티켓 어디갔냐.
티켓은 1인 1매씩 낱장발권해준다.
리플렛에 나와있듯 전시는 3월 29일까지.
근데 에릭요한슨 사진전을 작년에도 서울인가에서 했었다.
다음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왠지 또 금방 할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신작이 있으면 또 보러올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9년 작품 7점을 새로 공개했다.
그 중 1점은 아직 한국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 looking for stars다.
메세지가 직관적이기도하고 사진자체도 반짝반짝 예뻐서 한참을 구경했다.
갑자기 웬 꽃말이 생각났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그리고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사람들은 하나의 행운을 찾기위해 수많은 행복을 지나친다.
때로는 내 발치에 떨어진 별을 돌아보는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해봄.
두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이거다.
dreamwalking.
한남자가 가운과 슬리퍼차림으로 침실을 나선다. 바닥에는 미처 처리하지 못한 서류들이 흩뿌려져이있다. 느릿느릿 발을 끌며 향한곳은 또 하나의 방 문.
문짝에는 아이들이 붙인 스티커가 다닥다닥하다.
(스티커가 아이들 키에 맞게 좀 더 밑에 붙어있으면 더 현실적이련만.)
'어른의 세계'를 벗어나 '동심의 세계'로 이어지는 밤산책.
꿈이란 현실에 지친 어른들에게 휴식과 상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위 그림의 제목은 expectation, 기대.
전시회를 찾은 젊은이들이 유독 이 사진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기대. 바라는 목표.
한 남자가 책상 위에 흰 종이를 놓고 무언가 쓰거나 혹은 그리기위해 노력하고있다.
그런데 그 뒤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들.
얼굴들을 자세히 보면 모두 자기 자신이다.
부담스러워ㄷㄷㄷ
드디어 ㅋㅋㅋㅋ 에락 요한슨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내가 오늘 이 전시회에 온 이유!
'풀문서비스'라는 제목의 이 그림을 보기위해 옴 ㅋㅋㅋ
나는 디테일에 살고죽는 디테일 덕후라서 이 사진을 참 좋아한다.
봉고차 옆면이나 직원들 유니폼에 그려진 달 문양,
차 안에 붙은 종이에 쓰여진 체크리스트...
어딘가에 정말 때맞춰 달을 교체해주는 업체가 존재할 것만 같은 디테일이다.
전시를 보고 나오면서 쓸데없이 기념품도 샀다.
최소한 한달에 한번쯤은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하자고 마음먹었는데, 생각해보면 원래 문화예술이란건 참 쓸데없어보인다.
그리고 쓸데없이 참 예쁘고 행복함.
가뜩이나 추운데 별로 할게 없고, 그래도 집콕은 싫다면.
이 전시회 참 가볼만하다. 추천!
(데이트로도 좋으나 주변이 주택단지라 별로 할 건 없어보인다. 게다가 코로나19 때문에 관내 카페도 영업 안하고있었음.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