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쇼퍼 홀릭입니다. 일종의 취미예요. 해외직구도 해보고, 이렇게도 사보고, 저렇게도 사보고.
다행히 가난해서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고는 안합니다. (못합니다)
사실 사는 것도 욕심이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사는 겁니다.
'어디에 가려고 옷을 입어야 겠다!' 가 아니라 일단 옷부터 삽니다. 싸면 사고, 마음에 드는거면 고민하다 사고. 결국 다 사네요.
특히 홈웨어를 엄청 좋아해요. 지금도 짱구 잠옷을 입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알바를 하게되면서부터 좋아하게 된 건 남방!!! 커피나 초코소스, 카라멜 소스가 자꾸 튀어서 짙은 색 셔츠를 자꾸 사게 돼요.
검은색 셔츠나 청남방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맨날 똑같은 옷만 입으면 심심하니까!
라는 이유로 남방을 엄청 클릭클릭 사재낀 결과, 집에 택배가 엄청 오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계속 커피가 묻을 옷인데 비싸게 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이기때문에
브랜드 세일시에 무조건 만원 이하로 남방을 쟁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마음에 드는 건 아니예요. 쟤는 SPAO에서 시켰는데 위에 사진을 보시면 저건 마치 제가 초등학교때 입었던 그 핏.
팔은 길고 팔목은 좁은 남방입니다. 어차피 앞치마를 매니 그냥 입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왠지 손을 꼬물꼬물거려보고싶은 마음! (이쯤되면 사실 그냥 입기를 포기한 옷입니다. 쇼핑 실패작)
옷이 영... 오버핏도 아니고 슬림핏도 아니고 스튜핏이었습니다.
어차피 스튜핏인거 손바느질로 더욱 스튜핏을 만들어 주겠노라 다짐하며 이 셔츠의 롤모델을 골라봅니다.
'언발란스 셔츠'라고 치니까 바로 나오네요. 베트멍 거군요.
소매가 넓고 좌우 길이가 매우 크게 차이납니다. 뒤도 언발란스지만 궁둥이는 가리니까 레깅스를 입고 일할 수 있겠어요!
이렇게 잘라서 손바느질을 하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제 셔츠는 소매에 주름이 있고 팔목이 좁은 디자인이었어요. 오늘로 낮 날씨도 영하가 됐는데, 안에 히트텍이라도 입으려면 소매도 바꿔야 할 것 같았습니다.
어차피 조금 길기도 하고 안에 티를 덧 입을예정이니 과감하게 커프스는 잘라줍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바로 마무리!
한 쪽이 너무 짧은 것 같지만, 사실 목티가 기장이 길어요. 저는 허리가 심각하게 짧아서 저기가 벨트라인이 맞습니다. 158cm의 슬픔.
영화 한편 보면서 쉬는 겸 한땀한땀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네요. 입고 나가도 될 것 같습니다.
재봉틀이 있으면 훨씬 편할텐데... 하지만 재봉틀이 있으면 제 호기심때문에 집에 옷이 남아나질 않겠죠.
이렇게 제 맘대로 자르고 만들 합당한 핑계를 위해 자꾸 맘에도 안드는 옷을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도 제 뒤에 코랄색 맨투맨이 걸려 있는데,
아무런 무늬도, 로고도 없어요.
그럼 이걸 왜 샀느냐? 가슴팍에 자수를 작게 놓아볼까 합니다.
왜냐면! 재밌으니까요.
.
이건 뒷모습입니다. 한쪽 골반이 보일 정도로 잘랐어요. 뒤에서 보면 골반 틀어진 사람인 줄 알듯합니다.
특히 겨울이 되면 이렇게 집에서 꼬물꼬물 하는게 참 좋더라고요.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되고, 크리스마스 장식 아래서 손가락을 바쁘게 놀리고 있으면 참 평화로워요. 그런면에서 레고같은 장난감도 정말 좋아합니다.
요즘 핵 인싸라고들 말하던데 저는 말하자면 핵 아싸.
친한 사람들과 요리해서 나눠먹고, 좋은 곳에 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전시회보고.. 그러는게 좋더라고요.
이젠 술도 예전처럼 못먹겠고 겨울엔 밖에서 객사할까봐 부어라마셔라 놀지도 못하겠어요.
아직 20대인데 정신과 몸이 둘다 80대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12월의 버킷리스트! 겨울에 집순이에게 추천합니다.
1. 스크래치 그림 그리기
2. 뜨개질로 귀도리 뜨기
3. 과일 청 만들기 (레몬 or 자몽)
4. 맨투맨 티셔츠에 자수놓기
아직 3주나 남았으니 아마 할수 있겠죠! 너무 추우니까 다들 밖에 나가지 마시고 손끝을 꼬물꼬물 예쁜거 만들고 맛있는거 해먹고 그럽시다.
한파주의보라더니 오늘은 밖이 정말정말 춥네요ㅠㅠ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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