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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있는 재료로 10분만에 만드는 벽트리!


원래는 집 안에 큰 화단을 가꿨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맞벌이 부모님이 버거워하셨다.
 베란다가 아닌 실내에서 키우다보니 여러사람이 달라붙어도 물 주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귀찮은 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이 있다면 
크리스마스때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부터는 못하게됐다. 화분을 지역카페를 통해 전부 분양보냈기때문이다. 
동네 탁구장, 가정집 등 다양한 곳으로 보냈는데 
추운 올 겨울을 잘 보내고있을지 궁금하고 걱정된다.

여름에 보내고 반년동안 사실 잊고있기도 했는데, 갑자기 떠나보낸 나무들이 생각난건 사실 크리스마스 때문이다.
매번 꾸미던 트리때문이었다.

나무는 없는데 나무에 걸 장식품들은 남아있는 슬픈 사태가 생겼다.
 요즘 '벽트리'를 만들면 된다고 많이들 말하던데 사실 실제로 본적은 없다. 
지나가다 몇번 벽에 이리저리 전구를 둘러 트리모양으로 만들어놓은 사진을 보긴 했다.
하지만 내가 여기에 쓴 글은 그 벽트리와는 좀 다를수도 있다. 딱 세가지 재료만 사용해서 엄청 쉽게 만들었다. 고로 조금 덜 화려할수도 있다.


엄마는 별대신 단 이 장미꽃이 신의한수라고 했다. 
부족한 나무 느낌 채우기! 게다가 빨간색이라 크리스마스랑도 잘 어울린다.

일단 이렇게 맨 꼭대기에 달 무언가를 준비해야한다. 원래 별이 정석이다.
 그러나 나는 별이 없었다. 그래서 집 구석에 있던 비누꽃을 뽑아왔다.
 아무거나 괜찮을것 같다. 드라이플라워나, 종이로 만든 별이나... 하여튼 있기만 하면 된다. 

처음에 없이 해봤는데 좀 허전했다.

다음으로 필요한 필수재료 두개는 전구와 플라스틱 볼이다. 

만들고나서 다른 분들이 한걸 구경해보니 보통 투명 전구선을 선호하는것 같았다. 

그런데 내생각은 좀 다르다. 나는 다이소에서 샀던 5000원짜리 녹색 전구선을 샀다. 

전구도 앵두전구? 알전구? 가 아니라 그냥 전구다. 근데 오히려 뚜렷하고 예쁜것 같다. 나무 모양도 잘보이고!

일단 이 전구선을 준비한다음 실로 트리에 걸수 있게 되어있는 방울들을 준비한다. 

나는 금색, 빨강, 은색 딱 세가지뿐이다.
이것도 다이소에서 샀는데 세종류 방울 합쳐서 오천원 정도 줬던것 같다.

 고로 유리에 트리를 만드는데에 만원든다.




전선끝으로 방울들을 넣어서 또르르르 내려보내준다. 중간중간 대충 간격이 있도록 하면 만들때 쉽다.

다음, 맨 밑에서부터 시작해서 전선길이를 생각해가며 위로 왔다갔다 쌓아준다. 중간중간 스카치 테이프로 살짝 전선을 고정시켜줘야한다. 걱정했는데 다 붙이고나니 생각보다 티가 안나서 만족스럽다.

그리고 맨 위에 꽃이나 별을 붙여주면 완성!

정말 재료만 있으면 10분이면 끝난다. 퇴근길이나 하교길에 다이소만 들렀다 오면 된다. 관건이 있다면 트리에 걸만한 장식품들을 잘 고르는것!

뜬금없이 노랑 파랑 구슬을 달고 유니콘모양 장난감을 단다면, 트리로 보이지 않을 위험성이 있다.
그저 나무의 모양을 흉내내는거기때문에.. 장식품만은 트리의 정석, 크리스마스의 정석으로 꾸며주면 좋을것 같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 서서히 예뻐진다!
작지만 반짝반짝 예쁘다. 저렇게 해놓거 핫초코한잔 타서 소파에 가족들과 앉으니 이거보다 더 행복한게 없다. 항상 못난 자식을 믿어주고시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다. 동생에게도 더 나은 혈육이되지못해서 가슴이 아프다.

다음 연말에는 이런 기분을 좀 덜 수 있을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크리스마스가 별건가... 기독교인들이 들으면 펄쩍 뛸 소리겠지만.. 나는 크리스마스가 연말이라서 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크리스마스가 9월이었으면, 4월이었으면... 이렇게까지 반짝반짝한 일년의 마무리 느낌이 아니었을것 같다.

내가 매년 조촐하게나마 트리를 만드는 이유는 오글거리지만 그게 '사는 맛'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나무주위로 사람들이 모여 손을 꼬물꼬물 움직인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제일 예쁜 물건을 제일 적당한 자리에 배치한다. 서로가 만든 걸 봐주고 칭찬하고 다듬어준다.
이렇게 평범하고 다를것 없는 나무가 나와 내 사람들의 특별한 무언가가 되는 과정,
 인생을 꾸며나가는 것과 정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1년에 한번쯤은 이런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고, 예쁜 불빛 아래서 내가 1년동안 노력해서 꾸미고 채운 것들을 감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

꼭 뭐가 많이 주렁주렁 달리고 예쁘고 인스타에 올려 자랑해야만 크리스마스 트리인가,
 투박해도 정성스러운 나만의 트리를 만들어도 의미가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올 한해 당신의 삶도 약간은 어설프고 투박스러울지 몰라도 저렇게 나름대로 빛나고 아름다웠다.


올해만든 내 트리는 작년보다 덜 풍성하고 너무 급하게 만들었다. 약간 아쉽다. 내년에는 좀더 나은 1년을 보내고 여유롭게 트리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뿐만 아니다.
내년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 더 행복한 한 해가, 견딜만한 한해가 되길 벌써부터 기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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