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반납하러가면서 또 책 한권을 빌려왔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온지 3년이 됐다. 심심할때마다 한두권씩 빌리다보니 3년새에 이제 121권의 대출이력이 생겼다.
ㅋㅋㅋㅋㅋ이렇게나 많이 읽었나...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1년에 40권정도, 한달에 3~4권정도 읽나보다. 그럼 일주일에 겨우 한권 읽을까말까하다는 얘기다.
얼마안되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책 읽는 시간은 몰입이고 힐링이다.
종이책 읽는 사람들이 점점 없어진다고 하던데.
사실 저 121권도 종이책 대출이력이다. 찾아보니 전자책 대출도 20권이다.
해가 갈수록 전자책을 읽는 횟수가 더 많아진다.
스스로도 편한 걸 찾아가고 있으면서도 괜히 마음이 아쉽다.
잡소리는 각설하고 ㅋㅋㅋㅋㅋ
오늘 읽은 책은 <리얼라이즈>이다. 스릴러나 범죄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목차가 좀 독특해서 빌려왔다.
목요일부터 다음 금요일까지, 거의 일주일동안 일어난 일을 장편소설로 담았다.
첫번째 목요일, 주인공 조셉은 아들 윌리엄을 차에 태우고 귀가하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길에서 아내의 차를 보고 따라간다.
아내의 차는 한 호텔로 들어선다. 아들을 데리고 호텔까지 미행한 조셉은
아내가 아내친구의 남편인 벤과 이야기 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아내는 화를 내는 벤을 진정시키고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를 몰고 사라진다.
조셉은 곧 주차장으로 나온 벤에게 무슨일이냐고 따졌다.
벤은 처음에는 모르는척 하다가, 조셉이 아내를 만나는 걸 봤다고 얘기하자 화를 내기 시작한다.
아내인 멀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둔한 머저리라고 욕한다.
둘은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게되고, 덩치가 큰 조셉은 벤을 살짝 밀어낸다.
벤은 균형을 잃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다.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벤을 보고 아들 윌리엄은 헐떡거리기 시작한다.
천식발작을 앓고있었기 때문이다.
여분의 기관지확장제가 없었던 조셉은 윌리엄을 데리고 재빨리 집으로 향해 응급처치를 한다.
그제서야 벤이 걱정되어 호텔 주차장으로 가보지만, 벤은 이미 사라진 상태.
벤과 실랑이를 하면서 떨어트린듯한 휴대폰역시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부터 조셉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조셉 폰에 자동로그인되어있음) 이상한 글들이 올라온다.
마치 조셉이 벤을 살해한것처럼..
그리고 벤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조셉은 평소 자신을 무시하던 벤이 복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정황 증거로 경찰역시 조셉을 범인으로 몰고간다.
조셉은 혼자 벤을 찾으며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하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 멀이 벤과 불륜관계였슴을 알게된다.
벤의 아내(이자 멀의 친구)인 베스 역시 이 사실을 알게되고,
베스와 멀은 크게 싸우게 된다.
베스와 벤 부부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웠고, 앨리스라는 딸을 하나 두고있었다.
완벽했던 가정이 불륜과 남편의 실종으로 무너져버렸다.
베스는 남편의 불륜사실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조셉에게 협조한다.
이미 오랫동안 주부로 살며 벤에게 길들여졌기때문에 벤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며 벤을 찾고싶어한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더 안좋아진다.
조셉 트렁크에서 벤의 혈흔이 발견되는등...
조셉에게 불리한 증거가 점점 나타났다.
조셉이 벤을 다치게하긴했다. 하지만 만약 벤이 죽었다면 그 시체는 어디로 간걸까???
학교 선생님이었던 조셉은 직장을 잃고, 친구들에게도 외면받는다. SNS에도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선생으로 올라온다.
가정 내에서나, 사회에서나 설 자리를 잃고 살인범으로 추락하고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 결말 -
심각한 스포이자 반전이므로 아직 책을 읽지 않았다면 보지 않기를 권한다.
안타깝게도 벤은 죽었다.
그리고 벤이 죽는데에 조셉이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조셉과의 다툼후에 벤은 의식을 잃었고 누군가가 벤을 담요로 질식시켜 죽인다.
그 누군가는 바로 벤의 아내 '베스'였다.
그리고 공범자도 있었다.
조셉의 아내 '멀'이었다.
멀이 불륜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상대는 벤이 아닌 베스였다.
10대때 만나 서로의 성정체성을 자각하고 만남을 가졌던 멀과 베스는 성인이 된 후로 각각 조셉과 벤을 만나 결혼을 했다.
과거는 묻어둔채로 잘 살고 있었지만, 우연히 서로를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상상하지 못할 불륜이 시작된 것이었다.
베스의 주도로 둘은 사랑의 방해꾼이 되어버린 남편들을 날려(?)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차에 벤이 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호텔에서 비밀스럽게 벤과 멀이 대면한 날, 우연히 조셉까지 이 일에 말려들게 된것이다.
조셉이 벤을 반쯤 죽여놨으니, 베스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리 없었다.
벤을 마저 죽여서 집 마당에 숨기고 조셉을 범인으로 몰았다.
그러나 다행히 조셉의 끈기와, 아빠와 각별했던 벤과 베스의 딸 앨리스의 도움으로 사건은 밝혀진다.
둘은 아마도 징역을 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에필로그(3년후)에 조셉은 혼자 윌리엄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그날.. 아내의 차를 쫓아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감상평-
너무 흔한 반전이다.
그냥 당장 생각하는 비슷한 영화만 해도 박찬욱감독의 <아가씨>가 있다.
자신을 옭아맨 남자들을 멋지게 뒤통수 치는 레즈비언들의 반전 ㅋㅋㅋ
악역이 어느쪽이냐에만 차이가 있다.
물론 이런 스토리가 사랑이 꼭 남녀의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스테레오 타입에 날리는 시원한 반전이긴 하다.
하지만 이건 맨 처음봤을때만 효과가 있다.
소설을 읽고 난 후에 든 느낌은...
이 반전만을 위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거였다.
모든 떡밥이 회수된 것도 아니고...
친구인 애덤? 이 계속해서 조셉의 전화를 씹는 장면이 나와서 뭔가 그 친구에게도 부여된 역할이 있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냥 정말... SNS로 퍼진 소문만 믿고 절친과 통화조차 하지 않았던것...
이런 점은 좀 억지스럽다.
조셉의 범죄가 페이스북을 통해 그럴듯하게 형성되는 부분도,
굳이 SNS여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SNS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거나, 그런 정보를 활용하는 주제의 영화가 정말 많은데...
이를테면 영화 <서치>같은 작품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렇게 임팩트가 있지도, 중요한 단서가 있지도 않았다.
마지막쯤에 앨리스의 등장도, 다소 뜬금없었다.
오직 반전만을 위한 스토리였다.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었다!!!
라는 식스센스가 명작으로 불리는데는 이유가 있다.
엄청난 반전이 존재하고,
이 반전을 의미하는 떡밥이 아주 사방팔방에 흩어져있는데,
관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그리고 반전이 밝혀진 후에 앞의 모든 스토리가 그제야 탁탁 아귀가 맞아들어가는것 같은 느낌!
정말 아무나 못하는 구성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되었다.
캐릭터 면에서도 특별할게 없다.
매력적인 아내가 남편의 신임을 뒤로하고 바람 피는 스토리야 많고...
'베스'캐릭터만 보면 영드 <셜록>의 스핀오프 영화인 <유령신부>가 연상되기도 한다.
순진하고 순종적인 줄 알았으나 사실 야망과 악의를 품고있는 현모양처 캐릭터ㅋㅋㅋㅋㅋ
만약 이게 영화 시나리오라면 100% 배우 연기와 연출에 모든게 달려있을거다.
그만큼 스토리는 진부하다.
그래서 이런 반전소설, 스릴러소설 매니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평소에 소설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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