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서 등산을 다녀왔다.
일출을 보러간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해첫날부터 바쁘게 움직이니까 기분이 상쾌하다.
가족들하고 다녀오니 더 기분이 좋기도 하고!
오늘은 집에서 가까운 칠보산으로 다녀왔다.
칠보산은 서수원과 화성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야트막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도 좋고,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도 좋다.
공군 비행장 때문에 전체적으로 높은 건물이 없어서 잔잔한 풍경이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정상이래봤자 그렇게 높지가 않다.
그래도 올라오는 동안 물이 쪼르륵 흐르는(지금은 겨울이라 반쯤 얼어있다) 조그만 물줄기도 볼수있다.
산 정상에는 풍경을 볼수있는 돌출데크와 정자가 있다.
있을건 다 있는 동네 산이다.
정자 위에 올라가서 물도 마시고, 보온병에 가져온 유자차랑 커피도 마셨다.
산책 수준의 등산이지만 그래도 먹을건 챙겨왔다.
여름에는 정상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분도 계신다.
그 분께는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
아이스박스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닐것 같다.
맨몸으로 와도 힘든 더운 여름날에, 정상까지 잘 참고 올라왔다는 보상처럼느껴져서
평소엔 잘 먹지도 않는 아이스크림을 꼭 먹고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화장실도 볼수 있는데, 그 옆에 있는 표지판이다.
일곱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는 산이라 칠보산이라는데... 내용을 보니 산삼, 잣나무 등이 보물이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추측이 있다고... 7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데 잣나무같은건 산을 오르면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보물이랄게 있나 살펴봤는데 오르는 동안 일단 금은보화는 못봤다ㅋㅋㅋ
번쩍거리는 보물을 찾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등산하면서 새해를 버틸 체력과 자신감을 한꼬집씩은 얻은 것 같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도♥
다행히 아직은 20대 딸 둘보다 엄마아빠가 산을 훨씬 더 잘 오르신다 ㅋㅋㅋㅋ
그 사실이 정말 감사하고 좋았다.
엄마아빠랑 이렇게 건강하게 등산 할 수 있는 날이 앞으로 천년 만년은 아닐거다.
항상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표현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 정말 사랑한다. 정말 뭘 줘도 바꿀수 없는 내 보물들이다.
빨리 가족들이 기댈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이 되고싶다.
올해는 종종 등산도 하며 서로 체력도 좀 체크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그랬으면 좋겠다.
사실 칠보산은 내려와서도 할게 많은 편이다.
자목마을 쪽으로 하산하면 추어탕, 도토리묵, 메밀면 등... 등산 후에 먹을만한 여러가지 음식들을 팔고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계절엔 추어탕을 추천한다.
일단 추어탕에 산초가루 톡톡 뿌리고, 흰 쌀밥을 국에 반쯤 만다. 뜨끈하고 되직한 국물을 푹 떠서 한입에 욱여넣으면
피곤이고 뭐고... 완전 행복의 맛이다.
대화도 생략하고 큼직한 깍두기랑 같이 추어탕으로 배를 빵빵하게 채운다.
그리고 한결 여유로워진 걸음걸이로 배를 쓰다듬으며 5분가량 걸어서 카페로 들어간다.
근처에 3단 트레이 가득 디저트를 담아서 파는 카페도 있고, 엔틱 가구를 전시해놓은 카페도 있다.
일행들과 취향을 잘 맞춰서 알맞은 카페로 들어간다.
그리고 향긋한 커피 한잔. 지갑이 빵빵한 월초라면 디저트도 고민하지 않고 골고루 시킨다.
그리고 소담소담 일상을 나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근처에 목욕탕도 있고, 5단지 중심상가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벽계수 찜질방도 있다.
꽁꽁 언 발로 바닥부터 뜨끈뜨끈한 보일러의 기운을 느끼면서 입장!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따뜻한 물속으로 퐁당♥ 건식사우나, 습식사우나 한번씩 들러주고, 찜질방 옷으로 갈아입는다.
매트를 깔고 누워서 뒹굴뒹굴 유리창 밖을 구경하고 안마의자에서 잠시 졸아보자.
몸이 좀 으슬으슬해진다 싶으면 소나무가 가득찬 찜질방으로 입성,
땀을 뻘뻘 흘려준 다음 아이스방으로 가줘야 된다.
마치 벼려지는 도끼가 된것마냥 찜질-아이스방을 왔다갔다하다가 지쳤을때쯤!
아이스방이 아니라 매점으로 간다.
그리고 얼음동동 식혜와 구운계란(떡볶이, 만두등 레토르트도 판다)을 살짝 먹어준다.
그다음 담요를 대여해서 취침굴에서 짧게 낮잠을 잔다음~
식당으로 가서 육개장이나, 라면이나, 냉모밀, 돈까스 이런걸 먹어줘야함.
그리고 다시 개운하게 씻고(이때쯤 항상 때 밀 여력은 안남아있다) 흐느적흐느적 집으로 간다.
아니면 5단지 앞 상가에 먹을게 많으니 나와서 식사를 해도 좋다.
어쨌든 집에 도착하면 또 집이 최고지. 하여튼 나가면 고생이라고 꿍얼거리면서 침대속으로 들어가 (안어렵고 재밌는)책 한권 읽다가 잠든다.
정말 감히 추천하자면, 이 동네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유흥이나 데이트는 술도, 치킨도 아닌 등산이다.
이걸 하루 휴가내고 이 모든 코스를 평일에 한다고 생각해보자...
환-상♡
정말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창조주보다 위에있다는 건물주도 되고싶고, 가끔 세상 모든게 욕심나서 안달복달하다가도
이런 하루를 보내면 근심걱정이 싹 사라진다.
혼자도 좋고, 편안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 좋다.
"아이 사는게 뭔데. 이런게 사는거지. 살맛나게 사는거지"
하고 칠순잔치에서나 할법한 한마디가 절로 튀어나온다.
부처님같은 인자한 미소가 흘러나오는건 덤.
스스로도 잊어가는 것 같아서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아직 20대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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